[판례]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에 있는 임금청구권을 취득한다고 볼 수 없다

[판례]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에 있는 임금청구권을 취득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25다219113 (2026. 4. 9.)

* 사건 : 대법원 제3부 판결 2025다219113 임금
* 원고, 피상고인 : A
* 피고, 상고인 : 1. B ~ 4. E
* 원심판결 : 전주지방법원 2025.10.15. 선고 2024나11705 판결
* 판결선고 : 2026.04.09.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0. 11. 22. F단체의 전직 이사장들인 피고들 및 G, I, H과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계약기간)에서 ‘본 계약은 2010. 12. 5.부터 2023. 12. 5.까지로 한다.’라고, 제4조(임금)에서 ‘임금은 매월 기본급 250만 원으로 한다. 업무추진비 50만 원을 급여일에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2017. 12.부터 2020. 8.까지 사이의 임금 9,9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2020. 12. 5. 피고들과 G의 대표인 피고 D과 사이에 ‘피고들과 G은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체불된 임금 9,900만 원을 지급한다. 원고를 목회임지 결정과 F단체 정상화를 위해서 2021. 12.까지 재직하게 한다. 원고는 피고들 및 G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상 법적인 것을 모두 취하한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한 다음, 그 소를 취하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확약서에서 정한 약정금 중 8,9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피고들을 상대로 그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 D에 대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는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다.  

라. 그 후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2020. 9.부터 2023. 4.까지 사이의 임금 9,600만 원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서 위조 여부 등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위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문서의 진정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피고들의 임금 지급 의무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들은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0. 12. 5.부터 2023. 12. 5.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임금을 청구하기 위한 법률요건으로 근로계약의 체결 이외에 실제 근로의 제공이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실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를 불문하고, 피고들 및 G, I, H은 2020. 9.부터 2023. 4.까지의 임금 9,6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쌍무계약으로서, 근로자의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고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인 임금청구권을 갖지 못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따라서 원고가 실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관한 심리·판단도 없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한편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7561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을 살펴본다. 원고와 피고들은 근로계약기간을 2010. 12. 5.부터 2023. 12. 5.까지로 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을 둘러싼 민·형사상 분쟁이 발생하자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면서, 연체된 임금 9,900만 원을 지급하고 원고의 근로기간을 2021. 12.까지로 정하면서 피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모두 취하하기로 하였다.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형성된 법률관계를 비롯하여 그때까지 발생한 모든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소시킬 목적으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확약서에서 정한 2021. 12.경 종료되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실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근로계약 기간이 언제까지 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판단 없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2020. 9.부터 2023. 4.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임금청구권과 처분문서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경필(재판장), 이흥구(주심), 오석준, 이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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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관리자

등록일
2026-05-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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